출근길 집을 나서면 매일 만나는 두 갈래길 위에서 고민을 한다. 내려오면서 여유를 갖고 미리 생각 해 두었으면 좋았을 걸, 그러지 못한다.
왼쪽은 버스 정거장이 멀지만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천천히 걸어도 멀리서 버스가 오는게 보여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반대쪽은 왼쪽보다 가깝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치인다. 또 중간중간 뒤를 보며 버스가 오는지 살펴야 하니 마음이 바뻐 종종걸음이다.
걷기 예찬론자의 글을 읽고도 오른쪽 길을 선택한다.
돌아보지 않고 정류장을 향해 걷는다. 하나 둘, 하나 둘. 지나가는 버스를 보고 후회 하는 날도 있지만 많은 선택은 럭키였다. 무리지은 학생들이, 졸린눈 마냥 껌벅이는 신호등이 내가 탈 버스를 잡아주기도 한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묻고 싶다.
소주를 함께 마시며 논할 친구와 동료인가, 존경하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이 바닥 전문가들.
그간의 노력과 땀이 찌든 경험인지, 마지막으로 무엇에 길을 물어야 할지.
'어떤 길로 갈래?'